저번엔 이화령까지만 갔었고..............


이번엔 완주하고자 마음을 먹고 집을 나선다


집을 나서는데 차 밑에서 잠을 자는 듯한 고양이


내가 다가서자 놀란 듯이 재빠르게 난간으로 올라서고


차 시동을 켜고 차를 뺄 때까지 게슴츠레 나를 쳐다본다


미안하다 너의 잠자리를 방해했구나


시간은 5시30분, 사무실근처에서 김밥 2줄을 산다


24시간 영업인 가게의 직원은 야간근무를 해서랄까 


김밥 싸는데 영혼이 없다. 기계적으로,,,, 나도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해 나도 그것을 살 뿐이다.


그만큼 맛도 없다. 배만 채울 뿐.


희망교에 들어서자 아뿔사 버프를 놔두고 왔구나, 차를 돌려 다시 버프를 챙긴다


차안에서 껌을 씹으며, 커피를 마시며, 이래 저래 오늘 어떻게 해야하나 잡생각을 하는 동안 상주시에 들어선다.


상주시청 맞은편 근린공원에 차를 대고, 자전거를 꺼내 바람을 확인하고, 브레이크 확인하고 기어확인 하고


등에는 소보루빵 하나 꽂고 출발한다. 7시 30분쯤.


날씨는 춥지도 덥지도 않지만, 이내 달리다보니 덥다. 버프를 내리고 싶지만 아직까진 참을만하다


연암재를 가볍게 넘고, 우산재도 가볍게 넘는다. 고개를 넘는동안 나비가 나의 친구가 되고 새들의 울음소리에 힘을 얻는다.


차량은 별로 없고, 길은 개판이다. 울퉁불퉁. 알루차를 타다 카본차를 타서 그런가, 아님 어느정도 면역이 되어서 그런가 저번보단 좀 낫다.


우산재를 넘어 괴산까지 가는 동안엔 작고 작은 마을 넘어가는 동안 고개가 몇 개 더 나오고 이 고개는 영혼을 빼앗아간다.


영혼 없는 라이딩은 점점 마음가짐을 허물어 뜨린다. 나당연합군이 백제 고구려를 말라 죽인 것처럼. 단종이 말라죽은 것처럼 벽을 손톱으로 긁어도 멘탈은 회복되지 않는다.


괴산까지 약 76km 첫번째 cp인 cu편의점 가기전 희망마트에서 희망을 얻고자 빵, 콜라, 아이스크림, 게토레이, 꿈틀이를 사서 꾸역꾸역 먹고,


cu옆 gs편의점에서 얼음커피를 마신다. 시원하지만 얼굴은 덥다. 몸은 달아오른다. 뜨거운 밤, 그 어떤 밤보다 지금이 더 뜨겁다.


괴산에서 연풍까지는 평지다. 평지다. 평지다. 평지다. 평지다. 연풍면에 다달아서 근처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시킨다.


사람이 북적북적, 시골마을에 중국집에 별로 없어서인가, 주말이라서 그런가, 사람들 꽤 많이 오가고, 배달을 많이 나간다.


나온 볶음밥, 짬뽕 국물과, 양파, 말라빠진 단무지에 식초로 생기를 얹어주어 꾸역꾸역 먹는다. 이때쯤 98km 


소 여물 씹듯 이빨로 갈아 갈고 또 갈아 방망이 깎는 노인이 그것을 갈듯이 밥을 갈아 억지로 넘긴다. 먹어야 산다.


다음엔 시원한 열무김치국수를 먹고, 시원한 묵밥을 먹고 싶다. 아님 고기를 먹던가. 아마 당일에는 1시간 더 일찍 온다면 이화령 넘어 내려가 먹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아님 문경읍에서 먹던가


밥을 먹고 식후땡 자판기 커피 한잔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달린다. 연풍교차로에서 미니벨로 타고 오는 외국인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었으나 하이 파이팅 외쳐주고 지나쳐간다.


바로 이화령초입길. 국토종주자들에게 악마의 코스로 정평이 나있지만, 자전거를 많이 타 본 사람들이라면 그냥 코웃음 치며 올라가는 그 길이다.


나 역시 이화령은 많이 안 힘든다고 생각하고 최하 기어비로 슬금슬금 올라간다. 힘 많이 쓰면 좀 전에 먹은 점심이 체할라 설금설금, 올라가는 이들을 하나둘씩 지나쳐가며 인사하며 올라간다.


저번에도 마찬가지, 이번에도 마찬가지 방식이다. 긴 언덕은 최하기어가 답이다. 저번엔 22분, 이번엔 25분이다. 이 방법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또 다시 하게된다. 


어차피 올라가 물한잔 마시고 경치보며 사진 한장 찍으면 3분 후딱지나간다.


올라가 화장실 옆 수도에서 머리를 감고 버프를 빨고, 모자를 빨아 물이 흠뻑 젖은 그것들을 머리에 얹는다. 아 시원하다. 배추잎이라도 모자에 씌워야겠다. 야구선수들이 종종 쓰는 방법이긴한데,,,,


이화령 다운힐을 조심조심 내려와 문경읍을 지나 여우목으로 간다.


아 망할 심박은 쿵쾅쿵쾅 그녀에게 고백하러 가는 길도 아닌데 요동을 친다. 다리엔 힘이 남은 것 같은데 숨을 들이 쉴 수가 없다. 덥다. 덥다. 아 덥다. 더럽게 덥다. 바람은 왜 이리 부는지,


어째어째 여우목 초입길은 걸어가는 속도보다 더 느릴만한 속도로 올라가니, 옆의 밭에서 농약치는 할아버지가 측은지심의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나를 잽싸게


농약통 옆의 수도꼭지로 달려가 물 한잔 먹겠다하고 머리를 감는다. 아 여기가 천국이구나, 정말 계곡에서 바로 뽑아 올린 듯한 차가운 이 물,,


아무도 없다면 발가벗고 샤워라도 한번 하고 싶은 그런 엄청난 시원한 물이다. 오면서도 그렇게 물을 마셨건만 앉은 자리에서 물한통정도를 벌컥벌컥 받아 마신다.


또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고마움을 주신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여우목 역시 최하기어로 설금설금 올라간다. 이화령보다 짧아서 더 안 힘들다. 그렇다. 어차피 영혼이 날라간 라이딩이라서 그런지 힘들어도 힘듦이 느껴지지 않고, 아 원래 힘들구나라고 생각할 뿐이다.


여우목 내리막길을 내려와 우회전하여 시골마을을 벗어나자 역풍이 나를 반긴다. 바람의 세기만큼 정말 시원하다. 뜨거운 바람이 아니라 약간 미지근한 그런 바람, 그래도 시원하다.


그리고 오르막이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평지가 더 많아 좀 더 수월하다. 물론 오르막이 쉬운건 아니다. 벌써 150 km를 탔고 올해 달 린 거리중 손에 꼽을만한 거리를 타서 체력은 바닥난 상태


하지만 예천까지 가는 그 길이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숨을 못 들이 마쉬는게 아쉬울 뿐. 심폐지구력을 충분히 키워야겠다고 생각한다. 한때는 산소탱크였는데,,,,


예천에 들어서고, 예천시장, 예천을 가로지르는 읍내길을 겨우겨우 느릿느릿 빠져나간다. 장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많고, 차가 오든말든 무단횡단이 태반이다.


이제 상주까지 45km 정도 남았구나, 빡세게 달리면 2시간이면 가겠지하고 빵 콜라 아이스크림 게토레이 초코우유를 다 먹고 등에 연양갱과 게토레이를 물통에 채우고 다시 나선다.


하지만 강려크한 태풍급의 바람이 나를 반겨준다, 달리다 천천히 또 달리다 천천히 달리다 천천히천천히 이 페이스로 간다. 2시간을 생각했던 주행은 거의 3시간정도 걸려 끝이났다.


 



[▼ 상주시 진입]







[▼ 상주시청 맞은편 근린공원, 여기에 차를 대면 좋다]







[▼ 안장의 위치가 수평, 나중엔............]






[▼ 출발전 완주하겠다는 굳센의지]









[▼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음, 여하튼 약간 힘듦이 느껴지나, 멘탈은 살아있음, 멘탈붕괴되면 힘든 표정도 지을 수가 없다]






[▼ 멘탈붕괴되면 힘들 때 이런 표정이 나오지, 괴산에서 엄청 먹고 쉬면서]









[▼ 요거 먹기전에 빵, 콜라, 아이스크림, 꿈틀이2봉지, 게토레이 먹었음]








[▼ 이화령, 안장이 뒤로 내려앉았다. 달리면서 왜 똥배가 허벅지에 닿는 느낌이 더 들지 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음]








[▼ 목도리 도마뱀, 추파춥스는 맛있다. 콜라맛]









[▼ 이화령 정상에서 백두대간이라서 그런지 주변이 다 산산산산]












[▼ 여우목 가는 길 초등학교 맞은편 수퍼에서. 식혜와 물, 게토레이 먹음]










[▼ 여우목 올라가는 길에, 개미구멍이 줄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조만간 비가 올 것으로 예상 됨]








[▼ 여우목정상, 설금설금 올라오니 올라와짐]









[▼ 체력이 다되가구나 힘듦이 느껴진다]









[▼ 염전공장 가동중]









[▼ 예천]












[▼ 예천 농협앞에서, 좀만 더 가자 화이팅]










[▼ 상주상풍교를 지나, 저 옆에 개울에서 세수하고 기운차림. 좀만 더 가면 끝이다라는 생각에 기분이 급 조아짐. 아싸]






[▼ 여기도 엄청은 아니지만 시원했음, 세수하고 버프 모자 빨고, 팔토시 벗고 달림]




[▼ 11시간 33분 걸려 다시 근린공원에 도착, 고장 안나고 잘 달렸다. 안장은 뒤로 내려앉고, 핸들바는 앞으로 쳐졌지만 이정도로 만족한다]



티스토리 툴바